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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으로부터의 사색 - 박희봉 교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0001-11-30     조회 : 5,930  
'튀어야 사는 세상'에 대한 반론

정경대학 행정학과 박희봉 교수(hbpark@cau.ac.kr)

튀어야 사는 세상이라고 한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튀는 아이디로 성공한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고, 주변에서도 튀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튀는 살마과 아이디어는 무언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개성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튀는 학생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학생들의 즉흥성이 때로는 재미있어 같이 웃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 있는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은 아닌 듯하다.

시대적인 아이디어가 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창의적 발상이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가치를 더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이 가치있는 아이디어가 과연 '반짝'하는 튀는 영감에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우리나라 민주화가 한참 진행되고, 동구가 무너지던 1989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떠나기 전 나는 점심을 사주시는 지도교수님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바보 같지만 당시로서는 내게 매우 중요한 하였다. "유학 가서는 영어로 보고서와 논문을 써야 할 텐데 어떻게 가능합니까?"라고. 그 분은 아직까지도 가슴에 새겨두고 있는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아이디어는 공부를 하면 생기는 것이네. 논문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공부가 부족하다는 의미지. 그 분야의 기존 논문을 충분히 수집하여 읽다보면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는 자연히 나오네. 그리고 아이디가 있으면 영어로 어떤 식으로든 표현된다네." 실제로 매 학기 한 과목당 두,세편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유학 시절, 처음부터 이 말을 지침삼아 쓰고 싶은 주제를 먼저 정하고, 자료를 찾아 가면서 읽고 또 읽었다. 읽다가 중간에 주제를 바꾸기도 했지만, 끝내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고서를 완성하였다. 덕택에 무사히 학점을 이수하였고, 졸업논문도 썼다.

요즘도 논문을 쓸 때 주제를 찾으면 우선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충분히 모으고, 읽는 일부터 시작한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접할 때 발견한다. 그래서 레포트와 논문을 써야 하는 학생들에게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을 전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면벽하고 도를 닦을 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대가들의 아이디어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이라고.

튀는 아이디어는 진정한 아이디어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나만의 아이디어로 남지 않는다. 누구나 따라 하기 쉽기 때문에 희소성이 없어 가치가 떨어진다. 대부분의 반짝 아이디어는 순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쓸만하지는 않다. 내게 지속적으로 반짝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반짝 아이디어로 인생의 승부를 거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반면,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한 아이디어는 반짝 아이디어의 약점을 대부분 커버한다. 확실히 남고, 따라 하기 힘들며,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아이디어 창고역할을 한다. 깊이 있는 공부가 되어있는 사람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근복적인 변화의 흐름을 상황 속에서도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기 때문에 변화에 어떤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사태의 핵심을 파악한다. 그래서 최근 개인이나 조직이나 지속적인 학습을 강조한다. 변화에 대응하는 힘은 학습을 통해 스스로 창의적 아이더을 개발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지난 시대 무엇이 요구되었는지에 대한 기본을 알고 있으면 대부분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학은 고기 한 점을 주는 곳일 수 없다.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반짝 아이디어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직업을 찾게 하는 곳이라면 전문학원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대학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면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깊이 있고 성숙한 인격체 간에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시대별로 인간이 어떤 문제에 부딪쳤고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말해주는 수많은 대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그래서 스스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곳이다.

출저: 중대신문, 2006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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